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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E IDETC-CIE 2023 참관기

조수호(동국대학교 조교수)

ASME IDETC-CIE (The 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ing International Design Engineering Technical Conference & Computers & Information in Engineering Conference) 학회는 미국 기계 공학 협회(ASME, 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ing)에서 주최하는, 제품 설계, 개발, 제조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중요한 공학 문제와 관련된 학술적 & 산업적 기술을 다루는 학회이다. 올해 ASME IDETC-CIE 2023 학회는 미국 동부의 보스턴(Boston)에서 개최되었으며, 8월 20일~8월 23일까지 총 4일동안 진행되었다.

첫째 날인 8월 20일 일요일 오전에는 학생 해커톤 및 9개의 다양한 주제의 워크샵이 개최되었다. 각 워크샵은 다양한 산업 분야의 문제들을 다뤘으며, 금년도 워크샵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산업적 응용 가능성 및 사례에 중점을 두었다. 더 나아가, 일부 후반부 워크샵은 튜토리얼을 제공함으로써 실시간으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본 연구자는 "From Data to Design: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Across Industry and Academia"에 참석하여,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제품 설계 측면에서 AI의 적용이 분야적으로 어떻게 발전되고 있으며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동향을 살펴보았다. 해당 워크숍 발표에서는 KAIST 강남우 교수(겸 나니아랩스 CEO)가 연사로 초청되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공학적 제품 설계 방향과 실제로 상용화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였다. 학술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던 연구가 발전을 거듭하여 실제 제품화 단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공학인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명확히 깨닫는 시간이었다.

다음 날인 8월 19일 월요일부터는 본격적인 학회 발표가 진행되었다. 전날의 워크샵 내용과 결이 비슷한 “Artificial Intelligence in Design” 세션 참여를 시작으로, 여러 세션의 학회 발표에 참여하였다. 설계적인 관점에서의 AI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와 해당 알고리즘의 고도화 관점에서 최근 연구 동향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으며, 우리 분야에 접목하기 위한 가능성에 대해 깊은 영감을 받았다. 본 연구자가 주목했던 발표 중 하나는,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소속 Faez Ahmed 교수 연구실에서 발표한 Ship-D라는 인공지능 기반 선박의 설계 방법론이다. 발표 도중에 발표자가 참석자들에게 해당 기법으로 생성한 배의 플라스틱 모형을 청자들에게 배분하여, 컴퓨터 시뮬레이션 상으로만 존재하는 결과가 아닌 제작 가능한 결과임을 확고히 제시하였다. AI 기반 설계 연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청자의 주목을 이끌기 위한 발표 방식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저녁에는 포스터 세션에 참여하여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으며, 각기 다른 국적의 연구자들과 함께 햄버거를 먹고 스몰 토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8월 20일 화요일 오전은 전날과 비슷한 세션인 “Design Informatics”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였다. 미국에서는 AI를 활용한 설계 연구가 매우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특히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소속 Faez Ahmed 교수가 주도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국에서는 아직 이 분야의 연구가 초기 단계이지만, 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국내 연구자들이 AI 기반 설계 연구에 진출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주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점심 시간은 환영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홀에 모여든 인파를 통해 ASME IDETC-CIE 학회의 위상을 한번 더 재고할 수 있었다. COVID-19로 인해 작년까지의 해외 학회 활동이 많이 중단되었지만, 이렇게 많은 참석자들을 보니 COVID-19가 종식되고 국가 간 연구 교류가 다시 살아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에는 기계 시스템의 진동 신호에 대한 모델링 및 활용과 관련된 세션들을 참여하였으며, 제품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진동 분석을 다룬 발표들을 들었다.

8월 21일 수요일 오전에는 본 연구자의 주요 관심 분야였던 “Energy Harvesting” 세션과 “Metamaterial-based Wave Manipulation”에 집중하였다. Georgia Technology of Institute 소속 Alper Erturk 교수, Massimo Ruzzene 교수 출신 연구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비선형 시스템의 모델링 및 설계에 대한 최근 동향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서울대학교 소속 윤병동 교수 연구실을 포함하여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관련 발표를 들었으며, 설명가능한 AI(Explainable AI)나 물리 지식을 활용한 신경망(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와 공학 시스템 건전성 상태 진단 및 예측 연구의 융합에 대한 시도가 점차 시작됐다는 점을 깨달았다.

학회를 마친 이후에는, 같은 지역에 있는 명문 대학인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에 방문하였다. 현재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박사과정으로 재학중인 학과 선배를 통해 캠퍼스 내부 및 기계공학부 연구실들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한국의 대학교과는 사뭇 다른 캠퍼스 및 연구실 분위기에 놀람을 금치 못하였다. 외부에서 연구 환경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는 연구실들과 지도 교수님 구분 없이 오피스에 섞여 있는 모습들은,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심도 깊은 학술 토론을 연상케 하였다. 벽에 부착된 노벨상 수상자 사진을 통해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라는 명문 대학의 자긍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점은, 김상배 교수 연구실은 최근 연구 중인 치타 로봇 및 다른 로봇들을 전시함으로써 일반 방문객으로 하여금 공학이란 학문의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케 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므로,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가 왜 세계 최우수 공과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와중에 캠퍼스 곳곳에 붙어있는 한국어 포스터들을 보면서, 수많은 한국인 학생 및 연구자들이 해외에 진출해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ASME IDETC-CIE 학회 참석을 통해서 다양한 나라의 연구자들과 소통하고 최신 연구 내용 및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본 연구자와 비슷한 혹은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의 발표 내용들을 접하면서 한 명의 교수로서 한 명의 연구자로 많은 자극을 받았고, 우리 나라 공학 연구와 교육의 미래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게 고민을 하게 된 자리였다. 

[그림 1] 일요일 워크샵을 듣고 있는 모습

[그림 2] 웰컴 리셉션

[그림 3] MIT 캠퍼스 건물 전경